민들레 꽃이 필 무렵

그 남자에게서 가을 햇살에 팔랑이는 삶은 기저귀 냄새가 났어요 그 냄새에 코를 찌르고 오랫동안 나는 행복했던 김소연(1957) 민들레 꽃 필 무렵 전문 볼프강 라이프라는 독일 화가를 기억한다. 제1회 광주비엔날레. 속도라는 주제가 붙은 전시장에 놓인 그의 작품은 전시 주제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. 물고기 상자 두 개를 단 크기의 나무 상자에 노란 민들레 꽃가루를 쌓아놓은 것이 그의 작품이었다. 네 개의 벽에는 그가 고향 마을 초원에서 민들레 꽃가루를 채집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담겨 있었다. 그 채집은 3년, 4년, 5년 변함없이 계속되고…. 꽃가루는 그가 세상에서 만난 지극히 조용한 속도, 꿈의 이름이었다. 가을 햇살에 펄럭이는 삶은 기저귀 냄새가 나는 사람. 청아함과 연민이 결집된 희미한 생냄새 속에 민들레 한 송이 꽃이 핀다. 곽재구<2004.3.25> —– 이효석의 ‘메밀꽃 필 무렵’이 떠오른다. 허생원과 동이의 모습. 그 남자에게서 가을 햇살에 팔랑이는 삶은 기저귀 냄새가 났어요 그 냄새에 코를 찌르고 오랫동안 나는 행복했던 김소연(1957) 민들레 꽃 필 무렵 전문 볼프강 라이프라는 독일 화가를 기억한다. 제1회 광주비엔날레. 속도라는 주제가 붙은 전시장에 놓인 그의 작품은 전시 주제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. 물고기 상자 두 개를 단 크기의 나무 상자에 노란 민들레 꽃가루를 쌓아놓은 것이 그의 작품이었다. 네 개의 벽에는 그가 고향 마을 초원에서 민들레 꽃가루를 채집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담겨 있었다. 그 채집은 3년, 4년, 5년 변함없이 계속되고…. 꽃가루는 그가 세상에서 만난 지극히 조용한 속도, 꿈의 이름이었다. 가을 햇살에 펄럭이는 삶은 기저귀 냄새가 나는 사람. 청아함과 연민이 결집된 희미한 생냄새 속에 민들레 한 송이 꽃이 핀다. 곽재구<2004.3.25> —– 이효석의 ‘메밀꽃 필 무렵’이 떠오른다. 허생원과 동이의 모습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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